- 2015 영업사원 의리게임 (설악산 대승령)
- 정수원 2015-10-22 15:03:58
“아..팀장님!! 영업사원 극기훈련부터 산행까지 이제 뭐 힘들지도 않고 시시합니다. 좀 더 쎈 코스로 가시죠?“
팀버라인 입사 어언 9년차..입사 후 모든 산행에 참석 했지만... 코스가 점점 안전하고 쉬운 코스로 바뀌고 있다. 처음 한라산 코스를 할 땐 배 멀미부터 시작해서 끝없는 눈길 산행 그리고 맘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두다리.. 진짜 이러다 산에서 죽겠구나 했지만 정상을 보고 으?으? 하는 각오를 다짐하게 되고, 대관령으로 옮겨 그 많은 눈더미를 한발 한발 내딛으며 진짜 이러다 눈에 파 묻혀 죽겠구나 하면서도 결국 헤쳐 나갔지만..
그렇게 하길 5년!!
그렇다...산행의 리더이자 팀버라인의 대표이신 박팀장님이 바뀌셨다.
“대한민국에 안 되는게 어디 있나?” 하시면서 힘든코스로 고생하며 정복하도록 강하게 추진하시던 분께서 요샌 너무 안전 안전 하시면서 극기 훈련이 아닌 산보수준의 코스를 잡고 계신게 아니신가? 직원들 위해 라면물에 식량에 심지어 텐트까지.. 다른 사람 곱절무게를 짊어지고 올라오시던 분께서 요즘은 한 없이 줄어든 배낭을 매고 다소 치친 모습까지 보이신다.
심지어 항상 밖에서 비박을 하시던 분께서 이제는 어느 누구보다 빠르게 LTE로 가장 좋은 침낭을 가지고 가장 좋은 텐트 자리에서 아침 까지 푹~숙면을 취하신다.
팀원들의 안전을 위함이 아니고 팀장님이 약해지신게 아닐까?하는 의심으로 되지도 않은 체력에 팀장님을 자극 시켯고 그덕에 1년만에 설악의 새로운 코스를 만나러 간다. 그것도 일년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 10월에...
*일시 : 2015.10.03 (흐림)
*코스 : 장수대-대승폭포-대승령-복숭아탕--남교리 (8시간30분 소요)
*참가자
-종주팀:박용일팀장,강근수과장,정수원과장,함민규사원
-지원팀:황기석팀장,김호준과장,박준학사원
소나타팀과 산타페팀의 오작교인 화양강 휴게소에서 만난 후 간단히 아침을 때우고 산행을 위한 물과 간식,주전부리를 챙긴다. 매끼 7천원으로 오른 밥 값 덕분인지 넉넉하게 마구 주어 담는다.
종주팀은 장수대를 시작으로 대승령을 점령하고 하산하며 지원팀은 텐트 치고 장보고, 신선놀음을 위해 필요한 양식을 챙겨 복숭아 탕에서 2시 반 경 만나기로 하고 집결지인 백담사 매표소에서 헤어진다.
백담사 매표서에서 바라 본 설악산
09시47분 장수대를 출발으로 오늘의 종주가 시작된다.
‘뭐 히포크라테스 아줌마들도 다 하는거 사지 멀쩡한 젊은 놈이 그까이꺼 못하겠어?’ 자신감에 꽉 찬 마음으로 장수대를 지나친다.그렇다 난 강한체력을, 그렇다고 핫한 바디를 장착하지는 않았음에도 최소한 일렬종대 무지개 아줌마부대는 이길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웬걸??시작부터...헉!!꽤나 경사가 심한 계단 코스가 끝이 보이질 않는다.
속으로 하나,둘,셋,열,스물,백하나,이백하나 세던 계단 수도 더 이상 셀 수가 없고 손으로 무릎을 지탱하고 자연스레 말 수가 줄어든다.
다리가 풀릴 때쯤 도착한 대승폭포.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폭포 이름이라 기대를 했으나 수량이 강아지 오줌 줄기마냥 영 보잘것이 없다. 잠시 쉰 뒤 곧바로 대승령으로 향한다.
헉헉! 숨이 가파 오르고 슬슬 한계에 부딪친다. 이번 코스는 혹시나 팀장님이 약해 지신 건 아닌지 의심하고 시작된 산행이니 나는 내가 무지 힘든 지금 이 시점에 박팀장님은 힘들어 하시는지 몰래 몰래 눈치를 살핀다.
'것봐 것봐 것봐 ...팀장님이 힘들어 하신다...약해 지신게 분명해..ㅠ ㅠ’
점점 의심은 확신이 되어가고 그렇게 2시간을 오르고 또 올라12시가 좀 못되어 서북능선상의 대승령에 도착했다.대승령 기온 12도 , 계속 오르막 덕에 땀범벅이지만 낮은 기온과 세찬 바람 탓에 금새 열기는 한기로 바뀌고 추위를 피해야만 했다. 산행 경험이 많으신 팀장님께서 발견하신 장소에서 종주팀은 함께 맛있는 점심 식사를 하며 30여분 가량 휴식을 취한다.
대승령 꼭대기 까지 올라 이제 하산 이겠거니 하고 한 숨 내려놓을 때쯤 다시 끝없는 오르막 길이 눈 앞에 펼쳐진다.
그 멋진 단풍은 감상 할 겨를도 없이 그렇게 한 참을 오르막을 오르고서야 드디어 하산 코스가 나온다.
그러나 이게 어찐 된 일인가?? 오르막을 무리한 탓인지 무릎이 시큰시큰 비틀비틀 도무지 내 말을 듣지 않는다.
내려가길 두어시간 드디어 암벽이 좌우에 병풍처럼 사이로 아름다운 물줄기가 떨어지고, 그 아래는 깊이를 알 수 없는 푸른 물이 웅덩이로 채워지는, 십이 선녀탕의 탕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한다.
반갑게 맞이해주는 지원팀의 손인사와 내눈에 보이는 블링블링 막걸리와 족발..으흐흐흐^^
복숭아탕 위의 평평한 암벽에서 챙겨온 음식들로 지친 피로 회복을 푸는데 우리는 이를
“신선 놀음”이라 칭한다.
종주팀 지원팀 오느라 힘들고 고생스러웠다며 서로 넋두리를 하며 준비된 식량을 먹고 암벽을 벗 삼아 추억거리를 사진에 담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한 “의리 게임” 장소!!
다들 쭈뼛 쭈뼛 눈치를 보고 옷을 하나씩 벗을 때 즈음 , 박팀장님 먼저 들어가서 시범을 보여 주시고 바로 우리 백곰 김과장님은 그 차가운 물에서 선홍빛 잇몸 웃음 보이신다. 뼈까지 시린 계곡 물로 땀 범벅을.. 뽀드득한 살결로 바꿔주고 잽싸게 아무일 없었던 듯 그 자리를 떠난다.
이후부터 남교리까지 쭉~하산 길!! 그러나 이건 무릎이 아파도 너무 아프다...
그럴때쯤 헐...박팀장님 과 황팀장님이 뛰어 내려 가신다..
따라 뛰려고 발버둥 쳤지만 나에게 돌아 오는 건 관절의 시큰함 뿐 팀장님들은 서서히 내 시야에서 사라지신다.
뒤쳐짐의 아이콘!!느림의 미학!! 포동 김호준과장님과 서로 의지하며 6시17분 장장 8시간 30분에 걸친 종주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종주를 하는 사이 이준학 사원은 속초 동명항까지 가서 회도 떠 오고 저녁 및 안주 준비를 확실하게 해 놓고 한 껏 칭찬을 들으며 , 중국 술 후원자인 “강혜원 팀장님 이뻐지세요~”라는 구호와 함께 다시 금 의리를 확인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종주팀의 다리는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져 알콜이 어마어마 하게 들어갔음에도 여기 저기서 신음소리가 남발한다.
하지만 팀장님은 너무나 편안히 움직이고 계셨다.
밤이 어두워 질수록 비워지는 술잔과 늘어나는 술병...술 취한 사람들이 횡설수설 하며 시끄러운 캠핑장에서 오늘은 팀장님이 침낭을 꺼내 밖에서 홀로이 비박을 하신다..
그렇다. 팀장님이 약해 지신건 아닌지 의심한 건 기우에 불과했다.
아직까지 두 팀장님이 가장 건강하고 가장 강하다는 것을 느끼고 이런 팀장님들이 계시기에..
팀버라인의 미래는 밝다고 느끼고 난 도박의 세계를 점령 하러 이만 들어간다.
- 강혜원 2015.10.22 16:56
설악에서 외쳐주신 덕분(?)에 점점 잘 늙어가고 있어요 감사합니다...ㅎㅎㅎ
정과장님 덕분에 종주팀은 무서운 설악을 다녀오셨네요 으으으으
- 관리자 2015.10.22 16:57
-容- 당당하게 녹음을 펼쳤던 초목들이 그 삶을 마감하는 모습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차가워진 바위에 등을 기대어 한참이나 바라보았습니다.
- 관리자 2015.10.22 16:58
-k.s.Hwang- 처음이자 마지막 지원팀.
아름다웠을 종주팀이 부럽다 ~
- 관리자 2015.10.22 16:58 -駿- 12선녀탕 시원한 계곡물이 벌써 그리워집니다. 모두 수고많으셨습니다.
- 관리자 2015.10.22 16:58 -G.S.Kang- 올해 첫 단풍 멋지게 구경 함. 다음엔 대청봉으로....ㅎㅎ
- 관리자 2015.10.22 16:59 └> '정의봉'으로 맞을라 그러는 거지? 왜들 그랴...
- 관리자 2015.10.22 16:59 -수원- 뭐니뭐니해도 설악산은 대청봉이 아니드래요? 담엔 좀 더 험난한 코스로 ~
- 관리자 2015.10.22 16:59 └> 허걱! 깊은 산중서 보급이 끊겨봐야......ㅋㅋ
- 관리자 2015.10.22 16:59 -민규- 설악 풍광에 무릎을 탁!치고 갑니다.
- 관리자 2015.10.22 16:59 -준학- 멋진풍경과 맛있는 음식. 함께 할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 관리자 2015.10.22 16:59 -Daniel- 설악아! 아파서 미안해ㅠ.ㅠ
- 서유리 2015.10.22 17:04
절벽들이 너무 가파른것같은데....저기를 오르시다니!!!!!!!!!!대단하세요!!!!!!!!
산에서 회도 드시구!!!!!!우아!!!!!!!!!!!!!!!!!!우아!!!!!!!!!!!!!!!!!!!!!!!!
- 이지혜 2015.10.27 11:31 저 날 물이 엄청 차가웠다고 들었는데 메소드 연기 중이신지 다들 함박웃음 싱글벙글하고 계시네여ㅋㅋㅋㅋ다들 고생 많으셨습니당!!
- 관리자 2015.11.06 14:03 설악산 능선 종주의 진미는 한계령 - 서북주능선 - 귀떼기청봉 - 대승렴 - 장수대 정도는 해야 느낄 수 있다. 그것도 겨울에!! 나도 이 코스는 해외 원정가기 전에 훈련삼아 가본뒤로 20년 넘게 가보지 못했는 데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