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정을 불살라라 - 대관령편(2)
- 관리자 2014-02-03 16:01:26
하산길에는 새신랑들을 위해 고목에 깃든 “겨우사리”를 채취하기로 하였고
함민규 사원이 대표로 나무를 오르기 시작하는 데, 그 모습이 마치 살찐 고양이가 가지에 납작 엎드려 새둥지를 노려보는 형국이다.
그래도 큰 둥지를 노린 덕에, 한가지에서만 양팔 가득 겨우살이를 딸 수 있었다.
숙소에 도착한 후 앞마당 눈밭에서 기마전 승부를 내기로 하고, 여직원들도 편을 갈랐다.
부상으로는 이긴 팀 사람들이 식사준비, 설거지, 퇴실정리 등의 잡역에서 완전 면제되는 것이었다.
팀버라인 “열정을 불살라라”라는 함성과 함께 양 팀이 엉겨 붙었는데, 잠시 후 판정 시비가 장난이 아니다. 비디오 판독까지 들이대며 소리를 높이는 데, 이건 기마전보다도 판정시비가 더 재미있는 판이 되었다.
동영상을 되돌려 보니, 유독 이지혜 계장과 이세화의 응원 목소리가 요란했는데, 이는 아마도 기마팀 우선 선택권을 가지고 선택했던 “황팀장팀”이 열세에 몰리자 목청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던 것 같다.
야유회에서 먹고 치우는 부엌데기 일이 보통 성가신 게 아닌 데, 자기 팀이 지면 1박 2일 동안 부엌데기 노릇을 해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이었으리라.
너무 힘든 나머지 배근수 지사장님은 무릎을 눈밭에 꿇었었는데, 이는 아마도 함민규 사원이 너무나도 열정적으로 지사장님 다리를 걸었던 탓이리라.
결국은 재대결을 벌이게 되었고, 결과는 단숨에 “박팀장팀”이 완승을 거두며 승패를 싱겁게 결정지어 버렸다.
승패를 떠나서 초등학교 졸업 후 처음으로 해 본 추억의 놀이 “기마전”이 너무 재미있어 어쩌면 팀버 단골 게임이 될지도 모르겠다.
“적당한 운동”이라는 면죄부를 거머쥔 뒤 대하게 되는 밥상은 왜 이리 기름져 보이는지... ...
밖에서는 멧돼지 고기가 활활 타고 있고, 안에서는 술잔이 연거푸 돌아간다.
그 덕에 안주와 술이 금방 바닥을 보이게 되고, 1인당 6000원이라는 규칙을 깨려는 직원들을 만류하던 박팀장은 결국 양주 2잔에 꿈나라로 물러난다.
그렇게 한참을 자다가 시끄러운 소리에 깨어나니, 밥상이 또 다시 주지육림(酒池肉林)이 되어 있었다.
중국 요리가 한 상 차려져 있는 것을 보니 중국집에서 배달을 왔나 본데, 이 때문에 목장 사장님께서 산 아래까지 음식을 받으러 내려갔다 오셨다는 데... ...
큰 실례를 범했다는 생각에 술기운이 반쯤 날아가 버렸다.
재미있는 것은 깨어나보니 황팀장이 쇼파에 앉아서 자고 있다.
그래서 뒤로 기대어 자라며 몸을 뒤로 밀어도 계속 앉아서 자기를 고집한다.
그러더니 갑자기 “노래방”을 외치며 벌떡 일어난다.
결국 술기운 덕에 고장난 노래방기계로 불협화음을 고래고래 질러댔고
박팀장은 내기를 걸었던 담배를 피웠다는 데, 정작 본인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으니 분명 술은 요사스런 것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이렇게 길고 길었던 2014년 1월 25일 토요일이 지나가 버리고
이튿날은 편안치 않은 속을 다스리며 모두 스키점프장에 서게 되었으니
이는 그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노르딕스키를 배우기 위함이었다.
작고 가벼운 노르딕스키를 착용하고는 다들 즐거운 표정들인데, 잠시 후 여기저기서 눈 위로 픽픽 쓰러지기 시작한다.
스키를 신고 그냥 미끄러지듯 걸으면 되는 데 그게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표정들이다.
특히 언덕에서 활강하다 스키를 멈추는 동작을 할 때는 모든 직원들이 어찌나 재미있게 넘어지던지... ...
어쨌든 영화에서나 보았던 스키점프장에서 폼 잡고 사진도 찍고
GDP 3만 달러가 넘는 국가들만이 즐긴다는 노르딕 스키를 경험해보고
또 직원 개개인이 몸개그에 큰 재능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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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한국인이 제대로 필(feel)을 받으려면 (심리의) 기층부에 있는 무교적인 신명에 불이 지펴져야 한다”라고 말한다.
술잔을 마주칠 때 마다 외쳐대었던 “열정을 불살라라”라는 구호나
지난 밤 술잔을 탐닉했던 우리의 대책 없음이
그리고 스키를 신고 넘어지는 모습에 환호성을 올렸던 우리의 모습들이
어쩌면 무교적인 신명에 불을 붙이려는 우리 모두의 무의식적인 행동이 아니었을까??
2014년 2월 3일 박용일 기록
- 엘리혜원 2014.02.05 17:55 어렵지만 완전 멋찐 노르딕스키.....그래도 다음엔 설원승마 타고 싶어요~~~!!!! 꼭꼭!!!!
- 관리자 2014.02.06 10:54
-Daniel- 박팀장님! 정직하게 애들 돈 주세요! 대세가 피신 겁니다.
- 관리자 2014.02.06 11:43
-민규- 관령게티의 퓨마! 그게 바로 접니다.
- 관리자 2014.02.06 11:44
-이세화- 눈이 펑펑와서 더 즐거웠던 여행이었습니다. 박팀장님의 방구 뽕~3
재밌었습니다.
- 관리자 2014.02.06 11:44
-뜬구름- 힘들겠다고 생각했지만 의미있는 산행, 노르딕 스키,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 관리자 2014.02.06 11:45
-수원- 날 따라 해봐요 요렇게~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고 팀버 주량이 많이 늘었습니다. 넉넉한 주류 협찬 부탁드립니다.
- 관리자 2014.02.06 11:45
-容- 볼을 후려치는 겨울비를 맞으면서도 깔깔거리며 웃는 저 표정들은 왜일까?
- 관리자 2014.02.06 11:46
-G.S.Kang- 느껴라 프리덤~! 호구도 안되고, 용돈도 굳고....나이스 산행-.
- 관리자 2014.02.06 11:46
-서울지혜- 처음 간 눈꽃 산행! 산행은 안했지만 완전 재밌었어요! 귀요미 5인방 다음에 또 춤 춰 주세요
- 관리자 2014.02.06 11:47 -eli- 푸드파이터들! 감사하고, 고마운 여행이었답니다. 다음에 음료수 꼭! 준비할게요~
- 관리자 2014.02.06 11:48 -Sophia- 야자타임덕에 쏘피아는 박팀장님 방구에 울고, F4(박팀장님, 지사장님, 강과장님, 민규씨)에 웃었더라......
- 관리자 2014.02.06 11:50 -잘생긴 Jay- 이런 산행 처음... 무튼 꿀! 1박 2일보다 심함... 기마전은 우리가 이긴거임~~ 팀장님 흡연하심...
- 관리자 2014.02.06 14:19 -황- 큰 형님, 무릎꿇림. 죄송 할 따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