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 가을 단풍 나들이 [2]
- smith 2013-10-14 19:15:42
구름 한 점없는 청명한 하늘, 흐르는 땀 방울을 닦아주는 시원한 바람,
여든 어르신의 검은 터럭 만큼 보이는 단풍들까지..
설악의 어느 것 하나 눈길을 끌지 않는 것이 없었지만 시선 시선 마다 한 폭의 동양화가 펼쳐지는
계곡이야 말로 설악의 백미라고 느꼈다.
길지 않은 산행이었지만 쾌청한 날씨의 영향인지 홀짝이던 막걸리 탓인지 모두들 온 몸이 후끈 달아올랐다.
우리는 보기만 해도 시원해 지는 계곡 물을 갈망하며 내려올 수 밖에 없었다.
난 참을수가 없어~!
대오각성하는 수행자의 마음...은 아니지만 모골이 송연해 지는 시원함에 산행의 열기와 술 기운이
깨끗하게 지워졌다.
10월 계곡물의 찬 기운이 구석구석 감돌며 몸서리치게 하였지만 시간이 거듭될수록 개운함만이 남았다.
대자연을 온 몸으로 느낀 우리는 뜻 깊었던 하산길을 마쳤다.
야영장으로 오는 길에 정대리님께서 도라무통을 연신 외치셨다.
처음엔 무슨 뜻인가 싶었는데 드럼통을 하나 구하셔서 모닥불을 피우고 싶은 모양이다.
산삼을 찾는 심마니처럼 우리는 이곳 저곳 기웃기웃거리며 누군가 우리를 위해 친절히 투기해놓은 드럼통을
찾았으나 .... 그렇게 잘 될라고... 허탕만 잔뜩 치고 돌아왔다.
결국은 야영장에서 장작을 살때 화로도 싼값에 빌렸다.
드럼통을 구해도 결국은 장작은 야영장에서 사야 했으니 헛고생을 한거 같은 무언가 오묘한 기분이 들었지만
이 또한 좋은 추억으로 남을수 있게 노력하신 우리의 정대리님에게 건배.
가만히 보니 장작을 사긴 했는데 왠지 부실한게 딱 재미나게 이야기 할 때쯤 불이 사그라질거 같은 불안함이 엄습했다.
소싯적에 자일께나 걸어보신 팀장님의 지휘아래 휘하의 부대원들은 긴급 장작 조달에 투입되었다.
(백담오토캠프 사장님... 우리 절대로 소나무 가지 안 뜯었어요.)
열심히 주어날라다 한가득 쌓인 장작을 보니 뿌듯함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이걸로 오늘 밤은 따스하리라..
막걸리로 시작한 아침 막걸리로 끝나는법. 장봐올때도 강원도의 갖가지 막걸리를 두루 공수해온 터라
우리의 막걸리 사랑은 끝없이 이어졌다.
아 맞다 우리 산에 가서 깃발사진 안찍었지.
모두들 쿨한 쾌남이 될 수 있도록 즐거운 여행을 만들어 준 팀장님께 감사하며 다시 한번 건배.
타닥 타닥 타들어가는 모닥불 너머로 짙은 석양이 너무나 아름다운 밤이었다.
즐거운 밤은 끝이 나는줄 모르고 저물어 간다.
- 박용일 2013.10.15 18:06 세명이서 번잡하지도 않고, 여유로운 멋진 날이었지. 물론 사람이 많으면 더 좋았겠지만
- 이선우 2013.10.16 09:09 사진이 예술이다~~~
- 황기석 2013.10.17 11:21 발목을 잡는 속세의 인연 감당해야될 제 몫이구 벅차도록 아름다운 여행인 듯 다행입니다. 다가올 겨울, 국가대표 뭉치는 날 손꼽아 기다립니다~
- 김진희 2013.10.17 13:06
산속의 하루를 다 보네요...
여느때와 달리 한적한 모습이 섭섭하네요... 그렇다고 따라 가겠다는건 아니구요..^^;;
마지막 사진 정말 좋네요
- 이지혜 2013.10.17 14:13
세분이서 오손도손 여유롭고 즐거운여행 다녀오신 것 같아 부럽습니다
사진도 너무 멋있게 그림처럼 나왔어요:^)
- 함민규 2013.10.17 17:38
RE : 이선우과장님 특히 2번째 사진 왼쪽편이 예술이죠?
RE : 황기석팀장님 국가대표 뭉치는 날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한번 기다려보도록 하겠습니다.
RE : 김진희차장님 마지막 사진이 정말 좋은 이유를 전 알고있죠. 사람이 안 나와있거든요.
- 엘리혜원 2014.02.05 17:51 어우~~~~ 야해라!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