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신록여행기
- 박용일 2013-07-25 11:18:28
회사 야유회를 준비하는 것은 즐거움 그 자체이다.
지도를 놓고 부산지사와의 중간지점 어디쯤엔가를 헤매며 장소를 물색하기 시작하고
또 어떤 게임을 해야 직원들이 환호할까를 열심히 고민한다.
종이지도와 다음지도를 번갈아 보며 생각의 성을 쌓았다가 허물었다하기를 몇 번 반복하다보면 그럭저럭 전체 계획이 나오게 되고, 기대 가득한 마음으로 신록 여행을 기다리곤 하였다.
게다가 고민해서 만들어낸 게임에 직원들이 열광이라도 해 준다면 마음속에는 소박한 기쁨이 가득하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운동회 장소를 정하지 못하고 떠난 길이어서 정해진 11시 30분까지 신동식당으로 전 직원이 집결하기를 바랬으나, 바램은 바램 일뿐 당당하게 지각하시는 분들은 항상 있기 마련이었다.
게다가 이번 여행의 숙소인 “해변하우스” 주인이 추천해주었던 신동식당의 망치매운탕은 많은 직원들을 실망시켰으니, 숨겨진 맛 집을 만나 횡재해 보겠다던 계획도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그나마 동해안 출신인 내 입맛에는 환상적인 맛이었던지라 나 혼자 옆 테이블의 매운탕까지 흡입해버리는 기염을 토했었다.
전화상으로는 운동장 이용을 거절했던 옥계초등학교로 향하며 운동장 이용을 자신 할 수 있었던 것은, 미모가 출중한 여성이 많은 팀버의 직원 구성과 세 살 박이 황지민 때문이었다.
역시나 우리 일행의 면모를 확인한 당직교사는 흔쾌히 운동장 사용을 허락해 주었고 우리는 운동회 소품들을 스탠드위에 내려놓고 편 가르기를 시작했다.
팀버라인 대표 자~앙 애인 이선우 과장과 오성이 과장이 가위바위보로 팀원을 뽑기는 하는데 이건 완전 “성이팀”의 독무대였다.
직원들의 운동센스에 대해 무지한 이선우 과장은 잘생긴 순서로 팀원을 뽑은 반면에, 직원들 집에 있는 숟가락 숫자까지 알고 있던 성이팀은 외모완 무관하게 그저 힘 쎄고 잘 뛰는 사람위주로 팀원을 호명하였다.
그동안 팀버의 대표 Idit이었던 함허민규 사원을 성이팀으로 호명한 것은 외모를 무시하고 오로지 힘 하나만을 보고 팀원으로 뽑은 대표적인 경우였고, 내가 선우팀에 뽑힌 것이 또 하나의 예였다.
원래는 뽑힌 사람이 다음 팀원을 뽑는 식으로 진행하려 했는데, 내가 골프 게임을 준비하느라 땅을 열심히 파고 있는 사이에, 상황 파악이 마파람에 게눈 감추기보다 빠른 오과장이 그냥 대표 애인이 모든 팀원을 뽑는 식으로 밀어부친 것이었다. 이잉 오과장 나쁜 사람!!
첫 게임 골프 퍼팅에서 세 번째 게임 휴지 불어 공중에 띄우기까지 내리 세 판을 성이팀이 이겨버렸으니
편파적 편 가르기의 폐해가 그대로 나타났다고나 할까??
골프게임에서는 온갖 골프 이론을 들먹이던 강혜원 팀장이 퍼팅에 실패하며 쥐구멍을 찾았고, 3단뛰기에서는 괴물 함민규 사원이 8미터 92를 날라서 성이팀의 판단이 정확했음을 입증해 주었다.
그리고 휴지 오래 띄우기에서는 바람마저도 성이팀을 도와 초반에 종합우승의 향방을 정해버렸다.
김빠진 운동회에 열기를 불어 넣어볼 겸, 애인 경기인 알까기에 바닷물 입수를 걸었건만
이마저도 성이팀이 이겨버려 선우팀은 운동회도 지고 바닷물에도 입수하게 되어
그 꼴이 막대 잃은 장님보다도 불쌍한 처지가 되어버렸다.
OX퀴즈에서는 정동진역 기네스북 등재여부에서 반이 탈락하더니,
Hole in One문제를 배근수 지사장님 혼자만 맞춰 9문제 만에 퀴즈가 종료되어 버려 정성들여 20문제나 준비한 박팀장을 머쓱하게 만들어 버렸다.
하지만 마지막에 웃는 자가 이긴거라고 계주에서는 이선우 주장이 빠진 선우팀이 승리를 하며 선우팀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선우님 그대를 “안승리의 아이콘”으로 임명합니다!
사는 길이 슬프고 외롭거든
바닷가,
가물가물 멀리 떠 있는 섬을 보아라.
홀로 견디는 것은 순결한 것,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다운 것,
스스로 자신을 감내하는 자의 의지가
거기 있다. 『꽃들은 별을 우러르며 산다』
녹록치 않은 마켓덕에 많이 팍팍해진 일상이 왜 사는지에 대한 물음을 다시 던지게 만들 때 바다는 그 끊임없는 파도로 모든 이를 달래 주곤 하였다.
그래서 금진리 앞바다에서 골프공을 때려 바다로 날려 보내기도 하고, 파도의 흰 포말속으로 몸을 던져 넣기도 하였다.
거칠게 달려드는 인간의 광기를 받아주는 바다는 아주 부드러웠다.
저녁 시간은 모든 사람들이 기대하던 신입직원 데뷔무대!
괴물 함민규의 오버 사회로 이세화 신입의 데뷔무대는 시작이 되었으나 그녀의 안무는 “비내리는 호남선”에 어울릴 종류의 것이었다.
그래도 동작 하나 하나가 아주 귀여웠고, 본인도 꼭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굳은 각오로 안무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이미 강근수-정수원-함민규 그리고 댄싱퀸 김지혜의 현란한 춤사위에 눈높이를 한껏 높여놨던 관객들은 신입이 무대를 내려가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성환 대리까지 우정출연하여 떠들썩한 자리를 만들어준 후에야 요란한 데뷔무대를 마칠 수 있었다.
너무 시끄러운 상황인지라 황기석-황지민 부녀의 합창을 들어볼 생각도 못 해본 것은 나중에 아쉬움으로 남았다.
2009년 서울, 파푸아뉴기니에서 온 앵무새 “딸기”가 노련한 투자자 10명과 주식 투자 대결을 벌였다. 앵무새는 매주 두세 번씩 우량회사 이름이 쓰인 종이를 물어오는 방식으로 투자 종목을 선택했고, 투자자 10명은 한 달 동안 마음껏 주식을 사고 팔았다.
그 투자 대결의 결과는 앵무새의 압승으로 끝났다. 앵무새는 한 달 동안 열 한 번 거래해서 13.6%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투자자 10명의 수익률은 고작 -1.3%에 불과했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세상이다!
경거망동하지 않고 정도를 꾸준히 걸어가는 자만이 숲속을 벗어나 정상에 이를지니!
- 이선우 2013.07.25 13:39 잘생겨서 팀장님 뽑은거 어떻게 알았지?
- Sophia.KIM♥ 2013.07.25 14:33 전이제장기자랑에서내려갈꺼예요,,,,ㅋㅋㅋㅋ더이상망가지지않을테야,,,,
- 강혜원 2013.07.25 17:11 강북사는 죄인들 다음부터는 새벽부터 달리겠습니다!!..노하게 해드려 죄송합니다(--)(_ _)
- Daniel Lee 2013.07.25 17:12 함쓰! 나 좀 같이 엮지마 ㅡ.,ㅡ
- 스모크햄 2013.07.25 18:07 으응...?? 왜요 대리님. 우린 추석선물 세트 같은 사이잖아요.
- 오성이 2013.07.25 21:43 나는 나쁜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