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 팀버야영기
- Timberlines 2011-09-26 01:45:12
웃어서 행복해 진다는 말이 있듯이
누군가(?) 이미 사버린 야영장비 때문에 올해도 야영을 가게 되었다.
새벽 출발이라는 팀버 system에 익숙해진 직원들은 모두 11시 이전에 정이품송아래에 집결하였고 야영장 구석에 3동의 텐트와 타프 1동을 펼쳐놓는다.
한 팀은 삼가리 저수지로 베스 사냥을 떠나고 나머지 사람들은 어슬렁 어슬렁 법주사 관람을 떠났다.
삼가 저수지는 물이 너무 깨끗하고 주변 경치가 좋아서 즐거운 마음으로 루어 낚시를 던졌는데 4시간 동안 한 마리도 잡지 못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대신 나뭇가지만 실컷 주워와 밤새도록 모닥불 잔치를 벌였다.
소박한 얘기 거리를 가지고 모두가 박장대소하게 만드는 팀버의 장점이 이 조용한 야영장에서도 마음껏 발휘가 되었으니... ...
그 엄청난 소동의 주인공은 바로 “헨리 8세”였다.
이동현 사원이 집에 있는 양주를 하나 가져왔는데 그 이름이 거룩하게도 "헨리 8 세“!!!!
고급 상자에 들어있고 술병 자체도 금실로 묶여있어 양주 전문가이신 배소장님도 그 품격에 기가 꺾일 정도의 포스를 지닌 신비로운 노란 액체였다.
평소에 들어보지 못한 이름인지라 긴급 스마트폰 검색에 들어가니,
헨리 5세는 47만원 그리고 헨리 11세는 그 가격이 측정 불가하다는 자료가 검색되었다.
그럼 도대체 헨리 8세는 얼마짜리 술이란 말인가???
산술적인 계산으로 어림 잡아 100여만원 ? ? ?
뚜껑을 따니 금쟁반을 구르는 옥구슬보다도 신비로운 소리가 났다.
황팀장의 뽕도 아닌 그리고 배소장님의 뿡도 아닌 교태에 겨운“뿅”이라는 소리가 났다.
분위기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고,
그 귀한 액체를 조금이라도 먼저 마셔보려는 아우성으로 술자리는 시끄러워지기 시작했고, 한잔씩을 걸친 저마다의 입에서는 감탄의 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거기에 배소장님은 술병을 톡톡 두드리며 술병에서 이런 좋은 소리가 나는 것은 난생 처음이라는 폭탄 발언까지 마구 쏟아 내니, 이동현 사원은 일약 스타가 되어버렸다.
알콜성 액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혼자서 모닥불을 지피던 박팀장도 얼른 달려가 한 잔을 청하였으니, 아마 앞으로도 팀버 역사상 헨리 8세를 뛰어 넘는 술은 나오지 않으리라!
그러나 양주 “헨리8세”의 화려한 봄날은 오래가지 못하였으니,
열심히 스마트폰을 뒤적이던 강근수 과장이 갑자기 “헨리 8세”는 대형할인점의 1 + 1 상품인 것 같다는 폭탄 발언을 하였고
이 말 한마디에 분위기는 갑자기 급 반전을 시작하였다.
다들 카라멜 맛이 너무 강하다느니,
뒷 맛이 깨끗하지 않다느니 등의 품평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결국 소주에 길들여져 양주의 가치를 제대로 가늠하지 못하는 우리의 소박한 입맛이 신뢰가 떨어지는 on-line상의 정보와 야합하여 한 판의 즐거운 소동을 빚어내었던 것이었다.
헨리 8세 이야기는 야영 후에도 계속 회자되었으니
뉴튼이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이라는 법칙을 만들어 내었듯이
그날 팀버 식구들은 타프 아래에서 평범한 양주 하나로 세상을 모두 가진 것 같은 호탕한 웃음을 만들어 내었던 것이었다.
평범함에서 삶의 가장 행복한 순간들을 끄집어 낸 정말 재미있었던 야영이었다.
야영 기간 : 2011년 9월 17~18일(토,일)
장소 : 속리산 사내리 야영장
참가자 : 정혜경, 김지혜, 이동현, 정수원, 이성환, 강근수, 황기석, 박용일, 배근수
총 9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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