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 신록운동회(4)
- Timberlines 2011-06-21 10:56:05
저녁 만찬
숙소로 돌아오니 저녁 만찬 준비가 한창이다.
이에 나는 즐거운 벗인 소주를 한 병 청하여 2층 테라스로 올라갔다.
하루해가 뉘엿뉘엿 질 즈음에 평온한 마음으로 소주병을 기울일 수 있음은 분명 신께 감사해야 할 일이다.
더욱이 아래 층 야외 마루 바닥 위에는 식탁이 일렬로 놓여있고, 그 위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음식들이 멋진 저녁 만찬을 예고해주고 있으니 “행복”이란 단어를 이해할 수 있는 바로 그런 저녁 시간이었던 것 같다.
야외에 나와서 방금 만든 콩나물 무침을 먹어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런데 그날의 만찬 수준을 앞으로도 계속 팀버 야유회에서 즐길 수 있으려나??
만찬에 이어 예쁜 이동현 사원의 사회로 아주 시끄러운 시간이 시작되었다.
팀버라인이라는 이름으로 이 곳 “허브와 풍차”라는 펜션에 다시는 오지 않을 각오를 하고 아주 신나게, 그래서 너무 시끄럽게 추억들을 만들어나갔다.
방실이 자매들의 데뷔무대가 끝나고 얌전한 고양이로 취급되던 송모 사원이 방탕아(?) 정모대리와 커플댄스를 출 때는 다들 기절이라도 할 듯 환호성을 질러댔다.
저녁 10시가 되자, 주인장께서 곧바로 우리의 시끄러운 추억 만들기에 제재를 가했고, 겨우 이성을 되찾은 우리는 자리를 정리하고 실내로 2차 장소를 옮겼다.
김진희 과장이 강권한 몆 컵의 술에 만취한 나는 생존 본능에 이끌려 잠자리로 사라졌고
무척 즐거웠다는 이동현 사원 생일 잔치에 대해서는 사진을 보며 빙그레 미소만 지을 뿐이다.
아마 무척 즐거운 자리였을 것이다.
암 쓴 소리 늘어놓는 박팀장이 없는 자리였으니 얼마나 즐거운 자리였겠는가!!!
양떼 목장 다녀오기
강근수과장 코고는 소리에 놀라 눈을 뜨기는 했는데, 정신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는다.
술을 깨려면 일어나 산책이라도 해야 하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새벽부터 부산히 움직이는 오성이 과장에 자극받아 겨우 몸을 일으킨 후, 버너에 불을 붙이고 코펠에 물을 끓여서 뜨거운 커피를 여러 잔 마신다.
술을 완전히 깨려면 몸을 움직여야 하는데, 그럴만한 이슈거리가 없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양떼목장 다녀오기!!
어차피 삼양 대관령 목장을 다녀오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였기에, 내가 봐둔 양떼목장을 산책삼아 다녀오기로 하였다.
역시나 김진희 과장이 솜씨를 발휘한 두부김치 찌개로 배를 채운 직원들을 모시고 양떼목장으로 향하였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투덜거렸을 상황에 대해서는 기록을 생략한다.
다만 땡볕아래서 20분 정도 걸은 덕에 양떼와 말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초원 목장을 잘 감상하였고, 산위에서 부는 바람이 얼마나 시원한지 경험했다면 그것으로 족해야하지 않을까.
그때는 땡볕아래 언덕을 오르느라 힘이 들었겠지만 시간이 지난 후, 초원을 가로질러 나 있는 길을 걸어가던 당신의 모습을 떠올리면 아마 빙그레 미소를 짓게 되리라 생각한다.
뜬금없이
어렷을 적에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회사를 보며 내가 혹시라도 회사를 운영하면 저런 종류의 시행착오는 겪지 않고도 계단을 오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 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로부터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 다른 회사들이 밟았던 그런 시행착오를 똑같이 겪어나가는 나 자신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이젠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계단을 오르는 것은 아예 기대를 하지 않는다.
다만 몆 번을 다른 길로 돌아가더라도 별 문제가 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우리가 언제나 일정한 방향을 향해 가고 있기 때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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