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 신록운동회(2)
- Timberlines 2011-06-21 10:53:47
신록 운동회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 여행에서도 같은 부서의 직원들이 같은 차에 탑승하지 않도록 차량배치를 한 후 각자의 출발지에서 알아서 출발하되 대관령 도암초등학교에서 11시에 만나기로 하였다.
결국 12시가 다 되어서야 “야유회 전문 길치“인 정수원대리 팀이 식당에 마지막으로 합류하게 되었고, 점심을 먹는 팀버 식구들은 그 소란함의 정도를 계속 증폭시키고 있었다.
상대팀원에게 술을 많이 먹여 운동회를 유리하게 이끌려는 의도들인데 권하고 거절하는 머리싸움이 아주 시끌벅적하다. 그 분위기가 도를 넘을 정도로 시끄럽다보니 옆테이블에서 정중한 항의가 들어오고 괜히 머쓱해진 나는 먼저 도암초등학교 운동장으로 향했다.
운동회를 할 도암초등학교는 아주 멋진 장소였다.
해발 1000미터에 육박하는 높이에 위치하기에 그리 덥지 않았고, 더 없이 맑은 공기에 상큼한 잣나무 향까지 곁들여져 기분이 절로 좋아지는 그런 곳이었다.
첫 경기인 단체 줄넘기에서는 1, 2차 시기를 주황, 초록팀 모두 한 번도 넘지 못했다.
그래서 3차 시기에서 1 번을 넘은 주황팀은 당연히 이겼다며 환호성을 질렀지만 초록팀이 3차 시기에서 2번을 넘으며 주황팀의 환호성을 잠재워버렸다.
피구 경기에서는, 김지혜 여사원이 남자를 능가하는 어깨힘으로 공을 뿌려대며 초록팀 남직원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지만, 막판에 갑자기 경기룰이 바뀌고 마침 공을 잡은 배소장님이 이성규과장을 아웃시키며 초록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덕분에 최후 생존자인 황팀장은 상품으로 배낭을 품에 안았다.
세 번째 경기인 “몸짓으로 속담 맟추기”는 각팀 9명이 번갈아가며 몸짓으로 속담을 설명하는 경기였는데 초록팀의 이동현 사원이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를 잘 표현하지 못하긴 했지만, 9 문제 중 8문제를 맞춰 나름 대단한 성적을 거두었다.
주황팀이 이기려면 9문제 모두를 맞춰야하기에 승리가 초록 팀으로 기우는 가 했는데, 놀랍게도 주황팀이 9문제를 모두 맞추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노은정 대리는 땅바닥에 누워 하늘에 침을 뱉으며 속담을 표현하는 투혼을 발휘했으나, “작은 고추가 맵다”를 야하게 표현한 배소장님이 Best Actor의 영예를 얻게 되었다.
뽀로로 야구에서는 1회에만 6점 차이를 벌려놓은 초록 팀이 압도적으로 승리하며 전체 스코어 3대 1로 종합우승을 결정짓는 듯 했는데, 여기서 1박 2일의 강호동식 협상이 시작 되었으니... ...
종합 우승이 너무 빨리 결정되어서 마지막 경기인 2인 3각 이어달리기가 재미없어진다.
그러니 이번 운동회를 끝까지 재미있게 하기위해 2인 3각 우승팀을 이번 신록 운동회의 종합 우승 팀으로 하자며 박팀장이 딴지를 걸기 시작했다.
이번 운동회에는 상품이 많이 걸려서인가, 초록팀이 이 제안을 마지못해 들어주고 각 팀은 2인 1조가 되어 달리기 연습을 시작했다.
이어달리기 바톤을 결정하는 가위바위보에서 주황팀이 이겨, 주황팀은 야구 배트를 바톤으로 그리고 초록팀은 손가락보다 작은 볼펜을 바톤으로 이용하게 되었다.
출발과 동시에 초록팀이 내내 앞서 달렸지만 승부는 마지막 주자들의 3인 4각 달리기에서 결정이 나게 되었다.
초록팀은 나름 황금 콤비라며 오성이-정수원-정은주 카드를 이용했지만 이 팀은 연습 할 때 부터 발은 전혀 맞지 않고 그래서 계속 배꼽이 빠져라 웃기만 하고 있었다.
그러나 초록팀의 에이스 김지혜-이지혜-전수연 카드는 연습 할 때부터 마치 한 명이 달리기를 하는 듯 환상의 콤비를 발휘하고 있었다.
결국 바톤을 한참 늦게 받은 김이전 주자가 오정정 주자를 가볍게 따돌리며 주황팀을 환성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솔향 가득한 바람으로 운동회 열기를 가라앉힌 후, 행운권 추첨을 시작하였다.
이번 행운권은 10개로 참가자가 19명인 것을 고려하면, 그 확률이 무려 50%를 넘는 재미있는 이벤트였다.
행운권 추첨과는 거리가 멀다고 자부해왔던 나 자신도 행운권에 당첨되었으니 당첨 확률이 높기는 한 것 같았다.
그런데 이번에도 강근수 과장은 당첨이 되지 않아 요행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해 보였다.
그래서 다음번에는 행운상을 참가자 수보다 하나 적게 준비해 보고자한다.
전체 참가자 중 단 한명만이 행운상을 받지 못하는 데 만일 강근수 과장이 다음번에도 행운권에 당첨되지 않는다면, 그건 분명 확률에 대한 모든 법칙을 바꿔야하는 대단한 발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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