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라산에서 자기 이기기( Feb. 13~15 09')
- Timberlines 2009-02-16 02:32:00
처음 시도하는 행사이기 때문이었을까??
2009년 2월 13일 아침.
한라산 극기 훈련을 출발하는 날이 순조롭지 않게 시작된다.
양복차림에 배낭을 메고 출근하니, 성환이가 책상에 엎드려 이미 몸을 점령해버린 취기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아마 한라산 등반을 소풍쯤으로 생각하고 소풍전야를 맘껏 즐겼으리라... ...
근수는 년차를 내었기에 출근하지 않았고, 불타는 고구마가 된 황팀장은 나의 눈길을 피하며 배낭을 사무실에 내려놓는다.
이 정도는 시작에 불과한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으니, 수원이는 아예 연락이 두절되었단다.
소풍 전날의 설레는 마음을 달래느라 너무 지쳐서 오전 내내 잠을 자야했단다.
2월 13일 오후
숙취와의 싸움에서 져 버린 성환이는 년차를 내고 자취방으로 돌아가고,
1시가 넘어서 출근한 수원이과 황팀장 그리고 나 3명이 지친 표정으로 인천항을 향해 사무실을 나섰다.
싸한 분위기 가득한 가운데 울리는 나의 핸드폰.
거센 풍랑으로 인해 오늘 제주행 배가 인천항을 출발할 수 없게 되었다는 황당한 소식을 “기러기 여행사”에서 보내온다.
아 이러면 정말 얘기가 복잡해지는데... ...
일단 어머니와 함께 인천행 버스에 오른 근수에게 현재 상황을 얘기하고 일단 버스에서 내리라고 말하고,
부산팀에게는 제주행 비행기표를 취소하라고 하고,
영기네 팀에게도 현재의 상황을 그대로 전한다.
그리고 이 허망한 상황을 정리해 보려고 애쓴다.
행장을 꾸리고 사무실을 나선 이상, 다시 사무실로 되돌아가기는 싫고 하여, 목적지를 설악산으로 바꾸기로 한 후 근수, 영기에게 대상지의 변경을 알려준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자취방에서 자고 있을 성환이는 전화기를 꺼 놓고 있어 함께 갈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 계속된다.
ㅜ~ㅜ~ 실로 오랜만에 접하게 된 아주 황당한 상황인지라 표정 관리가 정말 힘들다.
그런데 또 다시 기러기투어에서 전화가 와서는 결국 배가 저녁 7시쯤에 인천항을 출발하게 되었다고 말해준다.
어쩌랴, 성남행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근수에게 다시 인천항으로 오라고 지시하고, 영기네 팀에도 인천항으로 오라고 하고
부산팀에게는 다시 제주행 표를 예매하라고 하고
끝없는 잠의 나락에 빠진 성환이를 생포하러 신림동 고시원으로 향한다.
우여곡절 끝에 인천항에 모든 사람이 모이긴 했는데,
이미 그 간의 황당한 사건들로 혼이 빠져버린 난,
표 10장을 예매해 놓고는 9장만 끊었다가 다시 11장으로 바꾸었다가 결국 최종적으로 10장으로 정정하는 웃지 못 할 행동을 하게 된다.
말 그대로 “바보들의 행진”같은 소동을 끝내고, 제주행 “오하마나호” 6층 이벤트홀에 여장을 풀게 된다.
- 이성환 2009.03.03 01:59 팀장님 저 이제 술 끊었습니다~ ㅠ.,ㅠ 죄송합니다~~!!!
- 오프로 2009.03.25 03:03 다시 봐도 흥미진진하네요. 여직원들은 그때 사무실에서 이 모든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해들으며 현장에 있는것처럼 조마조마했었드랬죠.